5월 제철횟감 정리
- 정보
- 2020. 4. 23. 23:39
요즘은 제철 채소나 식재료를 찾아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지난번에 4월 제철 횟감 포스팅을 올렸는데 반응이 좋기도 하고 이제 곧 5월도 다가와서 오늘은 5월 제철 횟감에 대해서 찾아보고 정리한 내용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별 것 아닌 정보일 수 있겠지만 저 나름으로는 배우는 재미가 있어서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횟감들이 산란기를 맞는 봄철은 일반적으로는 회가 맛이 없는 계절로 볼 수 있습니다. '봄 도다리'라는 말도 도다리 쑥국을 이야기한다면 모를까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도다리(문치가자미)는 봄이면 산란이 끝난 직후로 살이 많이 여윌 때라 회로 맛보기는 별로입니다. 때문에 5월 제철 횟감을 찾아 먹으려면 어떤 생선이 어떤 산지에서 제철을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같은 5월 서해안에서 잡히는 우럭의 경우에도 북쪽에서 잡히는 것과 남쪽에서 잡히는 것이 맛이 크게 다르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횟감을 즐기려면 양식으로 기르는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횟감(광어, 농어 등)을 즐기시면 되겠습니다.(양식으로 길러내는 횟감들은 1년 내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도 지역에서 많이 나는 보리숭어는 대표적인 5월 제철 횟감으로 꼽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숭어는 두 종류가 있는데 방금 언급한 보리숭어(보리 익는 계절까지 맛이 좋다는 뜻의)와 참숭어(가숭어 혹은 밀치라고도 불리며 겨울철에 잡히는 숭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잡히는 참숭어를 사람들이 더 즐겨 찾습니다. 보리숭어와 참숭어를 구분하는 방법은 눈동자의 색(검으면 보리숭어, 노란색은 참숭어)과 꼬리(보리숭어는 제비꼬리)로 구분할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숭어는 과거 임금님의 진상품일 정도로 영양이 많은 물고기라고 합니다. 다른 생선에 비해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비타민이 풍부해 빈혈 등을 예방하며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해양수산부에서 이달의 수산물로 숭어를 꼽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5월 제철 횟감 중 으뜸으로 꼽을만합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5월 제철 횟감은 볼락입니다. 삼천포, 거제 등지에서 많이 나기 때문에, 낚시를 좋아하는 분들은 5월에 볼락을 낚기 위해서 경남 쪽으로 많이들 찾아갑니다. 맛이 뛰어나고 개체수가 많아 우리나라에서 낚시를 대중화시킨 주역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볼락은 5월이 지나면 깊은 바다로 들어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생선입니다.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회로 즐겨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산, 통영 등 경상남도 쪽에는 이 시기에 햇멸치가 제철입니다. 저는 이때쯤 통영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었는데 통영의 음식점들을 들어가면 대부분 상차림에 멸치 회무침이 곁들여져 나옵니다. 고소한 생 멸치회에 새콤달콤한 양념과 어우러진 회무침은 이 시기가 아니면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또한 남해로 내려가면 여수 등지에서는 큰 생멸치를 채소와 함께 조려서 쌈을 해 먹는 정어리 쌈이라는 음식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마트에서도 멸치회를 판매할 만큼 대중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해안으로 가야지만 볼 수 있는 별미이기 때문에 부산, 통영, 여수 등지를 5월에 여행하시는 분들은 5월 제철 횟감인 멸치회 무침을 꼭 찾아드시길 바랍니다!
멸치회처럼 회무침으로 유명한 5월 제철 횟감이 또 있습니다. 바로 밴댕이회무침입니다. 예전에 인천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연안부두에 있는 밴댕이회무침 거리에 가서 맛본 적이 있는데 씹는 맛도 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해져 한동안 맛이 잊혀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밴댕이 소갈머리(소갈딱지)'라는 말처럼 밴댕이는 그물에 잡힐 때 스트레스로 몸을 비틀며 떨다 금방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때문에 쉽게 부패해서 10년 전까지만 해도 뱃사람들을 제외하면 횟감으로는 사용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냉동, 냉장 기술의 발달로 횟감으로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성향은 멸치와도 비슷합니다. 때문인지 멸치회무침과 밴댕이회무침은 비슷한 맛을 내며 칼슘과 철분 등이 풍부해 사람의 뼈와 피부 미용에 좋다는 장점도 같습니다. 인천, 강화 등지에서 잡히니 서울에서 5월 제철 횟감을 구경하지 못해 속상한 분들은 인천 나들이와 함께 밴댕이회무침 거리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해바다에서는 5월 제철 횟감으로 참가자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참가자미는 넙치(광어)와도 매우 닮았는데 배를 뒤집어보면 몸통에서부터 꼬리까지 노란색으로 Y자 무늬를 가지고 있어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 지금 말씀드리는 참가자미는 강원도에서 잡히는 가자미를 말하며 동남부 경상도 지역에서 말하는 참가자미는 실제로는 용가자미(어구 가자미)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구분됩니다. 어쨌든 5월에 동해안을 찾는다면 참가자미나 용가자미를 물회로 하는 식당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참가자미는 크기가 작아 세꼬시로 내어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수요미식회 등의 매스컴에서도 가자미물회가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이 5월 횟감으로 찾고 있으니 강원도 동해안을 여행하신다면 꼭 찾아드시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5월 제철 횟감은 도다리입니다. 앞서 처음 이야기를 시작할 때 도다리는 5월에 회로는 맛이 없다고 해놓고 무슨 말일 까요? 지금 말씀드리는 도다리는 우리가 흔히 도다리라고 부르는 문치가자미가 아닌 진짜 도다리를 이야기합니다. 문치가자미가 너무 많이 잡혀 이름을 빼앗긴 비운의 생선! 통영 중앙시장 같은 곳에서 5월이 되면(그리고 운이 좋으면!) 실제 도다리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도다리는 5월이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니 통영 중앙시장에서 횟감을 고르시는 분들이라면 꼭 담배 도다리를 찾아드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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