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 추천 자브라 엘리트 65t
- 리뷰
- 2020. 4. 24. 23:28
나는 음악을 즐겨 듣는다. 중, 고등학교 때는 이어폰을 빼고 있는 시간보다 이어폰을 끼고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주변에도 음악 좀 듣는다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리시버'에 대해서 취향을 나누곤 했다. 그래 봤자 당시에는 소니 888을 듣는다면 '오~ 좋은 이어폰 샀네!' 하는 정도였다. 어쨌든 나는 '막귀'인 주제에 항상 조금이라도 좋은 소리를 듣겠다고 소심한 투자를 이어나갔다. 때문에 TWS(True Wireless Stereo - 완전 무선) 이어폰은 관심이 없었다. 무선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유선 이어폰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생각은 여전하기도 하다. 20만 원에 가까운 TWS 이어폰을 구매해도 5만 원 정도의 이어폰.. 아니 잘 찾아보면 2~3만 원 이어폰 하고 비교를 해도 순전히 음질만을 놓고 봤을 땐 비등비등하거나 유선 이어폰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완전 무선 이어폰은 정말 필요한 상황이 있을 때 쓰는 편리한 제품일 뿐 음감용으로 TWS를 구매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2018년 '완전 무선의 편리함'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다.
당시 회사에 갑자기 러닝이 대유행했다. 한 명 두 명 달리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니 갑자기 확 유행이 퍼져 너도 나도 밤이면 런데이를 켜고 달리고 있었다. 나도 그중 하나였고 우리는 단체로 손기정 마라톤 참가를 목표로 매일 달리고 있었다. 러닝을 하면 거의 필수적으로 이어폰을 착용하게 된다. 특히 초심자의 경우 인터벌 러닝이 효과적인 운동법인데 애플리케이션의 안내에 따라 운동도 하고 음악도 들으려면 이어폰이 꼭 필요하다. 처음에는 유선 이어폰을 썼는데 달리기를 할 때 줄이 여기저기 펄럭거려 엄청 거슬린다. 결국 완전 무선 이어폰을 알아봤고 러닝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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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20만 원을 초과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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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을 하면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그리고 혹시 모를 우천 시에 대비해) 생활방수 기능은 갖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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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 시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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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이면 검은색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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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퍼포먼스(음향기기로써)는 보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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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
열심히 정보를 찾아보니 자브라(Jabra)의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덴마크 음향 전문 회사인 자브라는 특히 스포츠용 헤드폰으로 유명하다. 운동선수를 위한 스포츠 라인이 따로 있고 땀 손상 고장을 3년간 보장해주는 등의 정책으로 이미 운동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듯했다. 좀 더 찾아보니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 당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엘리트 65t'라는 제품이 내가 찾는 조건과 딱 맞아떨어졌다. (당시 가격은 20만 원이 넘었지만 카드사 포인트와 합쳐서 13만 원 정도에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이 제품을 러닝용으로 구매했고 이에 맞춰 2년이 조금 안 된 기간 동안 사용하며 느낀 점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 한다. 세부 스펙이나 음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스크롤을 아무리 내려도 없을 예정이니 해당 정보를 원하는 분들은 다른 전문가의 포스팅을 봐주시길 바란다.
우선 전체적인 총평을 하자면 자브라 엘리트 65t는 여러 면에서 사용하기 '괜찮은' 제품이다. 완벽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다른 완전 무선 이어폰을 쓴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다. 구매를 했을 땐 몰랐는데 지금 시점에서 불편한 부분들도 조금 있다. 충전을 꼭 케이스를 통해 해야 하고 마이크로 5핀 케이블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내 스마트폰이 갤럭시 s10e라서 휴대폰에 갤럭시 버즈를 올려두면 무선 충전이 된다는 걸 감안했을 때)은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불편하다. 하다못해 USB-C 타입만 되었어도 호환성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음질은 개인적으론 다소 저음이 강하게 들려 취향에 안 맞는다.(평소에 워낙 플랫한 성향의 리시버를 좋아한다. 스피커도 모니터링용 스피커를 쓰고 있으니 저음이 강하다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러닝을 목적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달리는 상황'에서 듣기에는 오히려 나쁘지 않은 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달리다 보면 바람 소리도 많고 인이어 특성상 몸의 움직임이 소리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에 저음이 어느 정도 들리지 않으면 음악 자체가 너무 빈약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조용한 실내에서 음악 감상을 위해서 사용하기에도 크게 모자람은 없는 것 같다.(물론 선호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또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히어스루(HearThrough - 버튼을 눌러 필터링으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와 같은 기능들은 이어폰을 빼지 않고도 계속 음악을 들으며 달릴 수 있어 편리했다. 이어폰 모양이 다소 독특한데 직접 착용해보면 무게중심이 잘 잡혀있어 러닝을 하면서도 귀에서 잘 빠지지 않아서 좋았다.(근데 또 어떤 분 후기를 읽어보면 런닝할 때 너무 잘 빠져서 힘들었다고 한다. 이어폰은 사람 귀 모양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으니 이런 점을 고려해서 되도록 미리 체험을 해보고 구매하면 참고가 된다.)
케이스 뚜껑이 힘을 어지간히 줘서는 안 열려서 불편하다. 물론 케이스 안에 넣어두면 절대 뚜껑이 열리지 않을 것 같아 안심이 되는 것도 있지만 열 때마다 조금 화가 난다. 하도 안 열려서. 근데 또 막상 뚜껑이 열리면 엄청 덜렁거린다. 이어폰도 자력이 없어서 후루룩 쏟아져 나와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뚜껑 안 열림 > 힘 빡줌 > 뚜껑 팍 열리면서 이어폰 튀어나옴) 배터리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 되는 것 같고 케이스에 넣어두면 자동 충전되어 케이스 충전시간까지 합치면 대략 13시간은 넘는 것 같아 사용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그리고 생활 방수 등급이 IP55등급이다. 달리기를 하다가 갑자기 비가 내려 그대로 맞고 달린 적이 있는데 멀쩡했다. 땀이 많이 나도, 어느 정도 비가 와도 안심하고 달릴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
착용한 모습을 보면 나쁘지 않다. 다소 이어폰이 뚱뚱한 모양이긴 한데 귀에 넣으면 안정감이 있어 좋다. 무선 이어폰이다 보니 아무래도 연결이 얼마나 잘 유지되느냐가 중요한데.. 나는 달리기를 하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달리는데 가끔씩 연결이 튈 때가 있다.(완전히 끊어지는 것은 아니고 아주 잠깐씩 멈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한 번씩 그럴 때면 역시 신경이 쓰였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면서 거의 해결되긴 했는데 그래도 아주 가~끔씩 연결이 끊어지면.. 괜히 다른 이어폰이 써보고 싶고 그렇다. 지하철에서 사용하면 자주 끊기는데.. 이건 만원 지하철에서 다른 무선 이어폰들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그러려니 했다.
막상 이어폰에 대해서 별로 쓸 말이 없는데.. 아무튼 러닝용으로 무선 이어폰을 찾는다면 적당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만족한다거나 추천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다른 완전 무선 이어폰 사용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브라 말고는 3개 정도의 제품을 더 써봤는데 역시 자브라가 이쪽 분야에 오랫동안 경험이 있는 회사라 여러 가지 면에서 사용성이 좋았다. 러닝용 무선 이어폰을 찾는 분들은 같은 라인에 신제품인 엘리트 75t나 Active가 붙은 상위 제품도 있으니 함께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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