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전거 추천! (코로나 블루 극복!!)

하이브리드 자전거 추천_Start moving!

지난 일요일, 한 달 가까이 코로나 사태로 집과 회사만을 오가니 답답함이 극에 달했다. 심지어 자다가도 답답해서 깬 적이 몇 번 있다.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코로나-19와 우울증을 말하는 blue의 합성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우울감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져 생긴 신조어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봤더니 탁 트인 공간에서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는 등 야외활동은 비교적 감염 가능성이 낮아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고 한다. 갑자기 친구가 빌려줬지만 반년 넘게 타본 적이 없는 자전거가 너무 타고 싶었다. 헬멧과 운동화를 챙겨 마스크를 끼고 밖으로 나갔다. 날씨가 너무 좋다. 미세 먼지 하나 없는 봄이 얼마만인가. 이런 날씨에 집에만 있어야 한다니!!

 

 

 

친구한테 빌린 미니벨로_다혼P8

자전거를 탔는데 오래 안 타서 바퀴에 바람이 다 빠졌다. 초록창에 검색하니 가까운 곳에 자전거 수리점이 있다. 자전거를 몰고 가서 바람을 넣으며 자전거가 탈 만한 상태인지 물었더니 수리할 곳이 많을 것 같다고 한다. 대략적인 수리 비용과 지금의 자전거 말고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취미로 할 수 있는 자전거를 영업설명해줬다. 우선은 바람만 넣고 우이천으로 향했다. 계속 이야기를 듣다간 코로나 블루가 아니라 '거지라서 블루'에 걸릴 것만 같다.

 

 

 

자전거 산책중_개나리가 벌써 만발했다.

우이천을 타고 광운대 근처까지 달렸다. 집에서는 대충 5km가 조금 넘는 것 같다. 근데 우이천에 사람들 진짜 많았다. 더 이상 집에 있는 것을 답답해서 참지 못하고 다들 뛰쳐나온 것 같았다. 모두들 마스크도 하고 있고, 넓은 공간이니까 괜찮아 보였다. 너무 집에서 공포에만 빠져있다가 코로나 블루 혹은 코로나 포비아에 걸리는 것보다는 이 편이 건강해 보인다. 우이천을 따라 개나리가 만개했다. 완연한 봄이다.

 

대략 한 시간의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나가기 전보다 몸도 마음도 엄청 가벼운 느낌이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고 몸을 움직이니 활력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자전거라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취미였나? 갑자기 자전거가 너무 사고 싶다. 친구가 빌려 준 자전거는 미니벨로라는 종류인데 접이식인 데다 크기가 매우 작다. 보관이 용이하고 외관상 너무 예쁘지만 주행감은 다소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내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바퀴도 작다 보니 뭔가 달리는 내내 불안했다. 그렇다. 나는 이미 자전거를 사고 싶은 만 가지 핑계들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그 뒤로 일주일간 자전거 구매를 알아봤다. 아래 내용을 읽기 전에 우선 나는 자전거를 알아본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초보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자전거를 일주일 이상 알아본 분들은 살포시 뒤로 가기를 누를 것을 추천한다. 자전거를 찾아본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초보가 무슨 자전거 추천을 하냐고 할 수도 있다. 심지어 아직 내 자전거도 없다.(오늘 샵에 들러서 주문은 했다. 조립 중이다.) 하지만 초보라서 더욱 초보가 궁금해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일주일 전의 나처럼 자전거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어본다. 대단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고, 내가 일주일 동안 자전거를 구매하기까지 생소했던 내용들과 궁금했던 내용들을 위주로 짧게 정리할 테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좋겠다.

 

 

 

 

자전거의 종류 - 왼쪽부터 로드, MTB, 씨티(하이브리드)

우선 자전거를 사려면 본인이 '어떤 스타일'로 자전거를 탈 지 정해야 한다. 샵에서 상담을 하거나 커뮤니티 질문 답변을 보면 결국 답은 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알아가야 한다. 처음 갔던 샵에서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차를 90킬로로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외제차 한 대가 따라왔어요. 천천히 간다고 쌍라이트 키고 바싹 따라오고 난리를 치다가 나를 추월하면서 창문을 내리고 빨리 안 가냐고 소리치고 앞질러갔습니다. 여기서 손님은 화가 나서 쫓아가는 스타일인가요 아님 미친 사람인가 하고 그냥 가던 속도로 달리는 스타일인가요?' 여기서 쫓아가는 사람들은 로드를, 원래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은 MTB를 타는 게 성향상 맞는다고 한다. 가만, 근데 로드는 뭐고 MTB는 뭐지? 나는 내가 타고 온 미니벨로밖에 모른다.

 

로드 - 무게가 가볍고, 좁고 작은 타이어, 손잡이가 밑으로 꺾인 드롭 핸들바의 특징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속도를 내기 위한 자전거다.

 

MTB - Mountain Bike의 약자다. 험준한 길을 달리는 자전거로 서스펜션(쿠션)이 달려있다. 앞에만 달려있으면 하드테일, 앞 뒤 다 있으면 풀 서스펜션이라고 부른다.

 

하이브리드(시티) - 말 그대로 혼합형 자전거다. MTB와 로드바이크의 장점을 모아 일상용으로 탈 수 있게 만든 모델. 혼합형이기에 부품이 각양각색이다. 서스펜션이 있을 수도 있고 바퀴가 두꺼울 수도 얇을 수도 있다. 정말 취향과 본인이 원하는 주행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자전거의 주요 부품_변속기

자전거의 주요 부품들은 프레임, 구동계(변속기), 브레이크, 시프터, 휠과 타이어, 핸들바, 안장 등이 있다. 다 안다면 입문자가 아니다. 일주일 동안 검색해보니 주로 봐야 하는 부품은 프레임, 구동계, 브레이크 정도인 것 같다. 프레임은 차체의 강성과 무게를 결정하기도 하고, 지오메트리에 따라서 안정적인 주행 자세나 목적에 맞는 주행성을 만들어준다. 쉽게 이야기하면 프레임 모양이 어떤지에 따라 업힐이나 다운힐에 유리한 자전거가 될 수도, 평지 주행에 유리한 자전거가 될 수도 있다. 문과라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근데 사실 입문용 자전거를 구매하는데 세부 부품 하나하나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물론 그럼에도 너무 낮은 등급의 부품을 쓰진 않았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좋은 부품을 달면 그것은 그것대로 뭔가 의심을 받기도 했다. 가격이 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면서.) 내가 설정한 가격(50만 원 이하)에서는 어차피 비슷비슷한 부품들이라 정말 너무 허접한 것들이 달렸는지만 경계하면 되는 것 같다. 어차피 나와 여러분이 찾는 자전거에는 시마노 알투스 같은 것들이 달려있을 것이다.(나와 비슷한 예산을 책정했다면.) 브레이크는 잘 찾아보면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한 제품들도 있다. 보통 입문용 저렴한 모델들은 림 브레이크 방식이 많다.(바퀴 테를 직접 마찰하는 것이 림 브레이크 방식이고 쇠 원판을 바퀴축에 덧달아 그 원판을 패드로 마찰하는 것이 디스크 방식이다. 아래 자전거 사진을 보면 바퀴 휠 중앙부에 원형으로 쇠판이 달려있다. 디스크 방식이다.)

 

 

 

 

자이언트사의 이스케이프2 디스크 모델 (출처 자이언트 홈페이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나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구매했다. 로드 바이크는 우선 자세가 부담됐다. 엎드려 타는 자세도.. 뭔가 너무 본격적이랄까. 바퀴가 얇은 것도 불안했다. 속도가 빠를 텐데 내가 주로 마실 나가는 우이천은 그렇게 쌩쌩 달리지도 못한다. MTB 역시 나한테 쓸모가 없다.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를 주로 달릴 텐데 목적부터가 맞지 않는다. "MTB를 산에서만 타는 게 아니다, 결국 MTB나 로드를 사게 될 거다." 자전거 샵 사장님들과 주변에 자전거 좀 탄다는 지인들 모두가 하나 같이 충고해줬지만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평지를 달리는데 서스펜션 같은 건 필요 없다. 결정적으로 로드나 MTB 모두 가격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 계속해서 정보를 찾아보다 어느 정도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1. 서스펜션은 필요 없다. 나는 평지를 달릴 거다.

2. 너무 얇은 바퀴는 불안하다. 바퀴가 어느 정도 크고 넓으면 좋겠다.

3. 기어 단수가 너무 높지 않으면 좋겠다. 앞 변속기는 되도록 2단이면 좋겠다.

4. 변속, 브레이크 선이 프레임 안으로 처리되어 밖으로 선이 안 보이면 좋겠다.

5. 구동계는 시마노 알투스 이상. 뭔진 모르겠지만 그게 평균인 듯하다.

6. 색상은 검정, 가격은 50만 원 이하! (제일 중요)

 

위와 같은 조건에 맞는 자전거가 자이언트사의 이스케이프2 디스크 모델이었다.

 

 

 

 

삼양사거리 자이언트 매장(진흥스포츠)

결정을 했으니 지름신의 뜻대로!! 자전거를 수령하고 실제 사용을 해보고 후기를 남길 예정이다. 내일 자전거가 생긴다고 생각하니 엄청 두근두근하다. 자전거와 함께 코로나 블루도 날려버려야지. 생각해보니 어려서도 자전거가 없었다. 내 인생 첫 자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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