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 DAY1 (울란바토르 시내 - 미니사막) with A7M3
- 여행/해외 여행
- 2020. 3. 17. 08:46
비가 억수 같이 내렸지만 비행기는 제 때 출발해 제 때 도착했다. 직항 편을 이용하면 몽골 징기스칸 공항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린다. 징기스칸 공항은 국제공항 치고는 작은 규모의 공항이었는데 현재 신공항을 만들고 있다고 투어사 사장님께서 말씀해주셨다. 몽골의 새벽 공기는 쌀쌀함과 추움 그 사이 어디쯤이었고 일행들은 서둘러 투어사 사장님 차에 올라 시내로 향했다. 몽골 시내의 투어사 사무실에서 잠시 대기하고 남은 일행들과 합류해 장을 보는 것으로 투어가 시작된다.
투어사 사무실에 도착한 게 대략 7시~8시쯤이라 우리 일행은 사장님이 내어주는 차도 마시고,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잠시 부족한 잠도 보충했다. 그러는 사이 울란바토르에서 지내고 있던 4번째 일행이 사무실에 도착했고(이 친구는 무려 자전거로 유라시아 횡단 중에 우리 투어에 합류하게 되었다.) 짐을 챙겨 시내 마트로 향했다. 시내 마트라고 해서 동네 하모니마트 정도를 생각했더니 뜬금없이 익숙한 건물과 익숙한 간판이 나타났다. 가이드의 말을 들어보니 울란바토르 시내에 이마트가 3~4개 정도 있다고 한다. 3일째에 또 마트에 들를 수 있고 오늘 이동 중에도 다른 마트(휴게소 같은)에 들를 수 있다고 해서 간단히 먹을 간식들만 장을 봤다. 이마트에서 5번째 일행(하루 먼저 온)과 합류하고 환전도 하고 드디어 투어가 시작되었다.
첫 째날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서쪽으로 움직여 미니 사막으로 간다. 미리 받은 일정표를 살펴보니 약 280km 되는 여정이고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여행이 끝나고 보니 일정표의 시간은 다만 참고용이고 목적지까지 시간은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시내를 벗어나면 오프로드가 대부분이고 날씨, 도로 상황 등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6일 동안의 투어 일정 중에 가장 가벼운 일정이었다.
시내를 벗어나서 1시간쯤 달렸을까, 창 밖으로 먹구름이 가득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행 내내 비가 오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잠시 휴게소 같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움직인다고 한다. 어떤 고기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맛은 별로였다. 여행 전에 몽골을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몽골 음식이 입에 잘 맞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던데 나는 후자인 것 같다. 대부분 음식들을 맛으로 먹기보단 생존을 위해서 섭취했다. 다행히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가 그쳤다.
휴게소에서 다시 출발해 이후 4시간 정도 초원길을 달렸다. 길이 커브 하나 없이 쭉 뻗어 있는데 일본 홋카이도를 여행하면서 봤던 롤러코스터 도로가 생각났다. 그때도 어떻게 도로를 이렇게 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몽골에 와서 보니 롤러코스터 도로는 귀여운 수준이었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말, 소, 염소, 양 떼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처음엔 너무 놀라고 신기했는데 여행 마지막 날 때쯤 되면 도로 위에 무엇이 뛰어들건 숙면을 취하는 일행들을 볼 수 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미니 사막에 도착했다. 차를 타고 오면서 작은 사구들을 보긴 했지만 사막이라고 하기엔 너무 파란 풍경이어서 조금 당황했다. 미니 사막은 정말 '미니'사막이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막을 보려면 고비 사막 쪽으로 여행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차에서 내려 주변 사진도 찍고 잠시 기다리니 낙타들이 도착했다. 미니 사막을 낙타를 타고 돌아보는 투어 일정인 듯했다. 나는 낙타 투어를 하는 것보다는 드론 촬영을 하고 싶어 자리에 남겠다고 말하고 주변 사진도 찍고 드론도 날리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30분쯤 지났을까. 일행들이 투어를 마치고 돌아왔다. 낙타 체험을 하고 잠시 여유시간이 있었는데 다들 초원에 앉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어디서 왔는지 개들도 보이고, 마을 주민(?)들도 모여들어 잠시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느닷없이 줄넘기 대회가 열렸다.(도대체 저 줄넘기를 어디서 가져온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줄넘기 하나로 한참을 정말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며 몽골 사람들에 대한 첫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끝없는 자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저렇게 웃을 수 있구나.'
미니 사막 일정을 마치고 차를 타고 30분 정도를 이동해 첫날 숙소에 도착했다. Khugnu Khan Camp라는 숙소였는데 규모가 큰 게르 캠프였다.(무슨 생각이었는지 캠프 사진을 하나도 안 찍었다.) 캠프에 도착해서도 저녁을 먹는 시간 외에는 여유 시간이 많아서 잠시 사진 촬영도 할 겸 혼자 산책을 나왔다.(끝없는 초원을 한 시간 동안 헤매고 다니는 것도 산책이 맞다면, 나는 분명 산책을 나왔다.) 온라인 RPG 게임에서나 볼 것 같았던 풍경을 마주 하니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건가 싶었다. 여행 중에 또 다른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험의 모험 같은 느낌?
저녁 식사도 먹고 해가 지고 나서는 게르에 모여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제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이 여행이 끝날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 1) 여행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 숙소에 대한 이야기를 더하자면, 미니 사막의 Khugnu Khan Camp는 제가 6일 동안 묵었던 숙소 중에 규모가 가장 큰 숙소입니다. 샤워시설, 화장실, 식당 등 시설도 굉장히 잘 되어 있고 게르에 전기도 들어옵니다. 저녁 식사로 만두가 나왔는데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추가 2) 몽골에서의 여행 영상을 모아 편집해봤습니다.(A7M3 + 매빅 + 오즈모 포켓 촬영) 드론 촬영 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AvhmfV2-sio
https://ogilback.tistory.com/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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