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 DAY4 (홉스골 승마체험, 소원의 섬)

몽골여행_홉스골에서의 하루

몽골 여행의 넷째 날. 이 날은 투어 일정에서 유일하게 이동이 없고 홉스골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홉스골은 제주도 면적의 약 두배 규모의 호수다. 주변은 거대한 소나무 숲이 자리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이란 말이 잘 어울린다. 그렇기 때문에 몽골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휴식이 필요할 때 이 곳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같은 느낌이다. 인공 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홉스골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주로 말을 타거나 소원의 섬을 방문한다. 우리도 이 날 말을 타고 소원의 섬을 방문하고 남는 시간들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여유롭게 보냈다.

 

 

 

 

홉스골 SOR캠프의 새벽_달이 밝아 별이 아주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홉스골의 새벽은 정말 춥다. 난로가 없으면 견디기 힘들다. 침낭을 썼는데도 추워서 자꾸 깼다.
SOR 캠프의 관리자가 새벽이면 게르에 들어와 꺼진 난로에 불을 지펴준다.

전 날 늦게까지 동행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새벽 5시가 되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너무 추워서. 다시 잠에 들려고 노력했지만 머릿속은 이미 '너무 춥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옷을 조금 더 챙겨 입고 혹시나 싶어 게르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역시나 별은 보이지 않는다. 몽골 여행을 준비하면서 달빛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정말 큰 실수다. 휘영청한 보름달에 쏟아지는 별은 고사하고 강원도보다도 별구경을 못하고 돌아왔다. 별을 올려다보니 잠이 완전 깨서 차라리 준비를 하고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SOR 캠프의 새벽 풍경
홉스골 호숫가의 새벽
새벽 산책에 토마스가 따라나섰다.

새벽의 호숫가는 조용하고 차가웠다. 호수 근처에 내려오니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토마스'가 따라왔다. 토마스는 캠프에 살고 있는 개인데 사람을 잘 따르고 멋지게 생겨 우리가 애칭으로 붙여준 이름이다. 사실 혼자 넓고 고요한 숲 속을 산책하기에 내심 무서웠는데 토마스가 함께 따라와 줘서 엄청 든든했다. 용기를 내서 멀리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그림같은 홉스골 호숫가 풍경
한참을 걸어 도착한 물안개 피는 풍경
멀리 해가 뜨기 시작한다.

홉스골의 조용한 호숫가를 대략 한 시간 정도 걸어 나갔다. 아침저녁과 낮의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큰 호수라도 물안개가 피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숙소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멀리 물안개가 슬며시 올라오는 게 보였다. 사진으로 촬영하니 잘 담기지 않아 드론도 날려보고 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뜨기 시작한다.

 

 

 

 

해 뜨는 걸 바라보는 토마스
다시 돌아온 숙소 주변 호숫가

대략 두 시간 정도 산책을 마치고 돌아왔다. 숙소 근처는 이제 완전히 해가 떠서 아침을 맞았다. 해가 뜨니 또 그림 같은 풍경이다. 이 곳에서 하루밖에 여유가 없다는 게 아쉽다. 몽골 여행 중 투어가 6일이었는데 아마 다음에 또 몽골 여행을 하는 일이 있다면 투어 일정을 조금 더 길게 잡을 것 같다. 몽골의 자연은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다.

 

 

 

 

홉스골 승마 체험
홉스골 승마 체험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전에 승마 체험을 했다. 말을 타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재미있었다. 사극에서처럼 멋지게 달리는 걸 상상했는데 말을 타고 그저 호숫가를 1시간 정도 산책하는 수준이었다. 말 위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산책을 즐기니 오히려 말을 달리는 것보다 더 좋았다.

 

 

 

 

보트를 타고 소원의 섬으로 이동
소원의 섬에서도 취미생활(드론)을 포기 못하는 백씨
드론으로 촬영한 소원의 섬

말을 타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소원의 섬에 다녀왔다. 소원의 섬에 갈 때에는 모터가 달린 보트를 타고 가는데 호수 멀리까지 빠르게 배를 타고 나갈 수 있어서 기분이 상쾌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에메랄드 빛 호수를 건너는 느낌은 지금 상상해도 절로 미소가 번진다. 배를 타고 호수를 지나면서 호수가 그리 깊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평균 수심이 100미터나 되는 호수라니.. 지금에서야 좀 섬뜩한 느낌이 든다.

 

 

 

 

호숫가에서 여유로운 휴식 시간
자전거를 타고 돌아온 일행들이 갑자기 차가운 호수로 뛰어들었다.
수온이 몇도였을지 진심 궁금하다.

오후 시간은 자유롭게 보냈다. 일행 3명은 자전거를 타러 가고 나와 남은 일행은 호숫가에 누워서 음악을 듣고 맥주도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자전거 일행이 돌아왔는데 마치 준비한 듯 호수로 뛰어들어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홉스골 8월 평균 기온은 17도. 평균 기온이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는 정말 춥고 날씨에 따라서는 낮에도 선선한 가을 날씨다. 190 bpm으로 따닥따닥 이를 부딪치는 추위에서도 약 30분간 즐거운 물놀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행히 SOR캠프는 온수가 펑펑 나왔다. 나는 또 새벽 산책과, 맥주 한잔과, 저질 체력의 여파로 잠시 숙소에서 잠을 보충했다. 이때 동행들은 호수에서 투명카약도 타고 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투명카약.. 정말 타보고 싶었는데. 

 

 

 

 

홉스골에서 아쉬운 마지막 밤.
무서운 분위기의 단체 사진.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두 아쉬운 마음에 우리는 캠프파이어를 하기로 했다. 비용을 지불하면 캠프에서 준비를 해준다. 비가 오긴 했는데 캠프파이어가 워낙 커서 우산을 쓰고 캠프파이어를 했다. 갑자기 분위기 수련회. 아쉬운 마음에 또 밤늦게까지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