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 DAY2 (미니사막-라샨트마을)

몽골 여행 DAY2
둘째날 이동 경로

 

몽골 여행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사실 전 날 주량보다 술을 많이 마셔서 아침에 늦잠을 잤다. 출발 시간에 맞추느라 아침이 밝았는지 어쨌는지 정신이 없었다. 아침 식사도 못하고 황급히 게르 내부를 정리하고 짐을 챙겼다. 푸르공에 올라타니 여전히 내가 있는 이 곳이 어디인지 실감이 안 났다. 오늘은 미니 사막에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하루 안에 홉스골로 가기 어려워 중간에 작은 마을에서 하루 쉬어 간다고 했다. 무려 차를 8시간 가까이 타야 한다. 그래서 아침 출발 시간이 촉박하기도 했다.

 

 

 

몽골 여행 둘째날_라샨트 마을 가는 길
달리는 푸르공 안에서 보는 풍경
달리는 푸르공 안에서 보는 풍경

몽골 여행의 절반 이상은 차 안에서 보는 풍경들과 함께한다. 험한 오프로드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밤에는 이동할 수 없고 낮 시간 대부분을 이동하는데 쓴다. 푸르공 밖으로 초원이며 산이며 언덕이며 강이며 구름이며 하늘이며 하는 것들이 지나가는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이런 풍경들을 6일 동안 바라봐도 질리지 않았다. 정말 내 영혼은 몽골에서 왔을지도 모른다. 지금 글을 쓰는 동안 사진을 다시 봐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잠시 차를 세우고 쉬어갈 때 촌트는 담배를 태우며 긴장을 풀었다.
그림 같은 풍경, 잠시 차를 멈췄다. (드론 촬영)
내 인생 이렇게 많은 말은 처음 본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림 같은 풍경에 앉아 식사를 하기로 했다.

3시간쯤 달렸을까. 눈 앞에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크게 굽은 강과 멀리 보이는 산,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다. 수백 마리의(어쩌면 수천 마리의) 말들이 강물로 목을 축이는 풍경. 급히 가이드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했고 우리는 이 곳에서 점심을 먹고 쉬어가기로 했다. 점심 메뉴는 마트에서 사 온 라면. 다시 봐도 말도 안 되는 그림 같은 풍경이다. 점심을 먹고 사진도 찍고 드론 촬영도 하면서 잠깐의 시간을 보냈다. 촌트(운전기사)는 드론에 관심이 많았다. 주변에 걸릴 것이 없어 몇 번 리모컨을 넘겨줬는데 굉장히 좋아했다. 몽골은 드론을 날리기에 최고의 환경이다.

 

 

 

라샨트 마을로 가는 길에 들른 마유주의 집
게르 위에서 말리고 있는 우유 과자 '아롤'
우유과자 혹은 몽골식 치즈

점심을 먹고 또 한참을 달리다 어떤 게르에 도착했다. 가이드도 기사도 따로 설명을 안 해줘서 뭘 하는지 모르고 어리둥절해서 따라 내렸는데 난데없이 우유 같은 것을 가득 담은 컵을 들이 민다. 일행 중 한 명이 받아서 마셨는데 몽골의 막걸리라 부르는 '마유주'였다. 마유주는 말젖으로 만든 술이다. 색도 맛도 막걸리와 비슷하다.(시큼한 맛이 굉장히 강하다.) 하얀 말린 치즈 조각 같은 것도 나눠주었는데 '아롤'이라고 부른다. 우유를 끓여서 만든다고 하는데, 말린 아롤은 엄청나게 딱딱해서 이가 아플 정도다. 몽골에서 추운 겨울을 나는데 중요한 식량이라고 한다.

 

 

 

멀리 비가 내리는게 보인다.

다시 푸르공을 타고 라샨트 마을을 향해 달린다. 가끔 푸르공을 타고 달리다 보면 멀리서 비가 내리는 게 눈으로 보일 때가 있다. 일행 중에 자전거로 유라시아 횡단을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몽골 여행을 하면서 멀리 비가 내리는걸 육안으로 확인하면 자전거를 세우고 우비를 착용하고 달린다고 한다. 2~3km 앞에 비가 내리는걸 눈으로 확인하고 미리미리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평야가 넓으니 이런 경험도 할 수 있어 신기하다.

 

 

 

라샨트 마을 도착
몽골 여행 둘째날 숙소
라샨트 마을 숙소 내부

라샨트 마을은 생각보다 컸다. 작은 마을이라고 해서 집도 몇 채 없을 것 같았는데 족히 100가구는 넘어 보였다. 집마다 엄청 넓은 마당을 갖고 있고 마당을 울타리로 두르고 있다. 도착했을 때 비가 엄청 내렸는데 짐을 풀고 나니 해가 비췄다. 가뜩이나 맑은 햇빛을 보니 기분이 좋은데 밖에서 일행 중 한 명이 쌍무지개를 발견했다며 소리를 쳤다.

 

 

 

쌍무지개 밑에서 기념 사진

살면서 이렇게 거대한 쌍무지개를 본 적이 있던가. 아니 그보다 이렇게 땅 끝에서 선명하게 시작되는 무지개를 본 적이 있나. 무지개를 넋을 잃고 쳐다보다 사진 찍는 타이밍이 살짝 늦어 무지개가 사라지고는 있지만 처음 발견했을 때 무지개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몽골에는 별만 있는 게 아니다. 

 

 

 

몽골 여행 둘째날 저녁 식사

푸르공 앞에서 상을 펴고 저녁 식사를 먹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닭볶음탕. 몽골의 시골 마을에서 닭볶음탕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내일은 또 어떤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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