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와 슈니첼+굴라쉬를 포장해온 하루. 창동 나드리 슈니첼.

창1동 사전 투표소

재택근무가 길어지며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행하다 보니 거의 자가격리와 다름없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번 주 월요일에 회사에서 다른 부서 직원이 무증상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그 뒤로 계속 자가격리를 진행하고 있다. 같이 회의를 했는데 양성 판정을 받기 4일 전이고 마스크를 쓰고 회의를 진행해서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가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와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서 확인을 해보니 나의 경우에는 자가격리가 의무는 아니고 권고사항이라고 해서 회사에 보고를 하고 당분간 자가격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행히 지난 토요일 사전 투표를 진행했는데, 선거 당일에는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사전투표에 갔더니 예상과 다르게 길게 줄이 늘어서 있어 당황했다. 올해 선거 사전투표율이 26%가 넘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사람들이 조금 덜 붐비는 사전투표를 선택한 분들도 많을 것 같다.

 

 

 

 

나드리 슈니첼

선거를 마치고 오랜만에 동네를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평소 보지 못한 식당이 보였다. '나드리 슈니첼'이라고 적혀 있는데 주택가 한가운데 식당에서 슈니첼을 판다니 눈길을 끌었다. 슈니첼을 먹어 본 기억도 없어 궁금한 마음에 식당으로 들어갔다.

 

 

 

 

나드리 슈니첼 내부

가게 내부는 넓지 않았고 아기자기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주인분께서 인테리어에도 많이 신경을 쓴 것이 느껴졌다. 요즘 내가 사는 창동은 쌍리단길이 생기며 이런 가게들이 많이 보인다. 당장 우리 집 일층에도 파스타집, 우육면 집, 떡볶이집, 꽃집 겸 카페가 있다. 집 앞 길목이 쌍리단길 핵심 구간인 것 같은데 이외에도 수제버거집, 베트남 음식, 돈가스집, 칼국수집 등등 계속 가게가 생기고 있다. 카페와 개인 작업실도 생겨 1년 전 이사를 왔을 때와 비교해보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합정, 홍대 부럽지 않다. 포장을 해서 집에서 먹으려고 슈니첼과 굴라쉬를 주문했다. 아쉽지만 굴라쉬는 준비가 안되었다고 해서 슈니첼 하나만 계산하고 음식을 기다렸다.

 

 

 

 

나드리 슈니첼

일회용 용기가 이렇게 많을 줄 알았으면 가게에서 먹고 올 걸 그랬다. 가격에 비해 구성이 제법 알차다. 맛보기로 굴라쉬도 조금 담아주셨다. 식전 빵에 수프에 샐러드와 감자까지.. 구성은 아주 만족스럽다. 

 

 

 

 

나드리 슈니첼

슈니첼은 송아지 고기를 망치로 두드려 더 연하게 만들고, 밀가루와 달걀, 빵가루를 묻혀 튀긴 커틀릿이다. 슈니첼은 독일어로 '잘라낸 조각, 얇게 저민 살코기'를 뜻한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요리로 오스트리아 돈가스쯤 되는 음식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음식 코톨레타(cotoletta)가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도 재료로 쓴다고 한다.

 

 

 

 

나드리 슈니첼_굴라쉬

소를 모는 목동을 gulyas라고 부르는데 소고기를 재료로 한 스튜를 굴라쉬라고 한다. 헝가리의 오래된 음식으로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어 끓여 주로 감자와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굴라쉬는 예전에 유럽을 여행하며 먹어 본 기억이 있다. 세계 어떤 곳에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스튜였다. 

 

 

나드리 슈니첼의 음식 맛은 평범했다. 메뉴에 독특함에서 오는 기대감이 맛으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일반 돈가스를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소고기로 만든 돈가스니까..) 굴라쉬 역시 정식으로 주문해서 먹은 것이 아니라 맛이나 보라고 사이드로 내어주신 것이라 맛을 평가하긴 힘들었다. 유럽 여행의 향수를 떠올릴 만큼의 맛이었다. 한 끼 식사로 호들갑스럽게 '여기 정말 맛집이다'라고 말할만한 맛은 아니었다. 아마 이 날 영업 준비가 덜 되셨던 것 같다. 가게로 들어섰을 때 재료들을 체크해보시고 무엇을 주문할 거냐고 물으셨는데 미처 오픈 준비가 안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자가격리가 끝나면 제대로 방문해서 다시 한번 맛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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